이휘 성자현 이강 윤나겸 루시개 대비심씨 양안대군 죽산안씨 성억 끝단 기특 초요경 성득식 정설화
때로는 충심보다 식탐이 앞서는 내숭파
끝단 / 문지인
자현의 몸종
금슬은 좋지만 아들 낳는 재주는 없는 부모덕에
위로 언니들만 줄줄이다. 또 계집아이를 낳고 실망한 어미가
딸은 이제 그만 끝내고 제발 아들을 점지해주시라는
염을 담아 이름을 끝단이라 지었단다.
제 땅 없이 소작만 붙이는 살림은 늘 배가 고팠다.
보릿고개마다 풀떼죽으로 연명하던 부모는 결국 여섯 살 난
끝단이를 양반가에 종으로 보내기로 결정했다.
하녀가 되면, 적어도 굶지는 않을 테니까.
끝단이는 그렇게 자현의 집으로 간다.
밤마다 돌아누워 울 때... 외로움과 고단함에 눈물 흘릴 때
자현은 끝단의 등을 가만히 안아주었다.
피붙이 하나 없는 커다란 그 집에서, 자현은 끝단의 우주가 된다.
그러나 마음에서 우러난 충심도 본능적인 식탐은 이길 수가 없는데..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