조나정 (41세, 여 / 배우 김희선)

한때는 스위트 홈쇼핑의 잘나가던 쇼호스트. 
하지만 지금은 여섯 살, 다섯 살 아들 둘과 함께 UFC 옥타곤 같은 전쟁터에서 살아가는 전업주부. 

남편의 ‘미필적 고의(?)’로 애부터 생겨 급행열차에 오른 결혼이었고, 얼마 지나지 않아 일을 그만두고 육아와 살림에 파묻히며 '조나정' 이름 석 자는 점점 희미해졌다. 다시는 일을 시작할 수 없을지 모른다는 불안이 스멀스멀 올라오던 어느 날, 전셋집 집주인으로 마주한 학창 시절 앙숙, 미숙 앞에서 얼떨결에 내뱉은 한마디. “나, 스위트 홈쇼핑 다녀.” 

허세 같은 거짓말이었지만, 그 한마디가 나정을 다시 카메라 앞에 서게 만든다.
멈춘 게 아니라 잠시 ‘일시 정지’한 것이었음을 증명하기 위해.